본문 바로가기

밖/먹고

[이태원, 한남동] Passion5


이태원에 있는 Passion5. 그저 또 하나의 베이커리&디저트 카페라 보면 조금 곤란한 곳입니다.

국내의 제과제빵업계를 꽈악 잡고있는 곳, SPC 그룹에서 2007년도 즈음에 오픈한 '디저트 갤러리'.
SPC 그룹은 샤니에서 시작해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의 고유 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며 던킨도너츠 및 베스킨라빈스 등 외국 브랜드의 국내 진출도 맡고 있는 식품 프랜차이즈 업계의 대물.
가만 보고 있자면 Passion5를 통해 프리미엄 상품을 내놓으면 시간차를 두고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의 순서로 해당 상품들이 보급화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패션5의 유명한 유리병 푸딩으로, 08년도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가슴을 설레게 한 아이템이었으나, 파리바게뜨에서도 쉽게 살 수 있게 된 이후로는 메리트가 조금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도 대표 메뉴인 만큼 처음 가본다면 푸딩 혹은 바움쿠헨 중 하나는 맛봐야 패션5에 다녀왔다 말하고 다닐 수 있다.


일반 고객에게는 1, 2층이 오픈 되어있다. 항상 갈 때마다 보디가드 차림의 경호원을 본 듯한데, 설마 경비원인지는 모르겠다.
3층부터는 SPC사의 마케팅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유리 진열장에는 케익 및 제과가. 우리가 갔을 때에는 봄철을 앞두고 딸기 시즌을 맞은 것인지, 진열장의 페스츄리에 딸기가 한가득했다. 패션5는 사진 촬영 금지라, 간이 작은 나는 쉽사리 카메라를 들지 못했다. 하지만 몰래몰래 사진에 담아가는 사람은 꽤 많고, 사진 찍지 마세요- 도 형식적으로 나오는 말인 듯 해 조금의 눈치와 철판만 있으면 충분이 찍어갈 수 있을 듯. 



1층은 1.젤라또(카페) 2.베이커리 3.파티세리 4.초콜렛 으로 공간이 구분되어 있다. 이전에 왔을 때만 해도 구분이 조금 달랐던 것 같은데, 언제부터 젤라또였지? 또 갸웃. 사진을 찍은 장소는 4.초콜렛 룸. 새로 프로모션 하고 있는 듯한 신제품이 보여 신기해하며 찍었다. 저게 립밤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것인지, 모양만 비슷하게 하고 그냥 먹는 것인지에 대해 친구와 토론. 요즘에는 먹는 립글로스도 종종 나오고, 립밤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굳이 저 형태로 출시하겠다는 기획안은 사내에서 기각되지 않았을까- 하는 추측상 아마 일종의 '기능성디저트'일 것이라 결론을 내렸다.


초콜릿 룸에 함께 진열된 잼과 마카롱. 새로 사귄 교포 남자친구가 패션5 잼 4개 들이 세트를 선물했다며 자랑하던 대학교 친구가 설풋 떠올랐다. 여자친구한테 선물을 할 때에는 여자친구가 이것을 좋아할지보다, 이것을 친구들에게 자랑할 수 있을지를 중점으로 생각하고 생각하면 성공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그 친구 이야기를 하면서 함께 간 친구는 마카롱을 두 개 사서 쏙-

마카롱이 09년도 즈음에 살짝 뜰 듯 말 듯 하다가 크게 뜨지는 못하고 백화점 진열대와 하이 클래스라 하는 디저트 갤러리, 디저트 부띠끄 위주에서 보이는 이유는 가격대비 사이즈가 작은 탓인 듯 하다. 예컨데 마카롱 20개 들이 선물세트를 사오면 같은 가격의 무스케익을 사오는 것에 비해 사치스럽다는 느낌이 물씬. 조금만 문턱을 낮췄어도 귀여움과 다양함에서 오는 고르는 재미의 덕을 보지 않았을까 싶은 느낌.


1층에서 구매한 제품을 들고 2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오픈 초기에는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어느 새 생긴거지?


별도의 브런치 및 디저트, 음료 메뉴가 있어 2층에서 따로 시켜도 된다. 브런치 가격대는 12,000에서 시작 만원대 후반으로 가고, 디저트는 싸게는 7,000에서 시작했던 것으로 기억. 디너의 경우 파스타가 포함된 코스A가 43,000원, 스테이크가 있는 코스B가 53,000으로 예상만큼 크게 뛰지는 않은 가격. 먹어보지는 않았으니 평가는 할 수 없지만, 분위기 값까지 감안하면 괜찮은 거래인 듯 하다.


주문한 레몬에이드(7,000)와 바나나케이크(아마 9,000).
레몬에이드는 레몬 과즙보다는 탄산수가 많이 들어간 듯 해, 괜한 아쉬움에 집에 와서 직접 레몬을 쓱삭 갈아 직접 만들어 먹었다. 입 보다는 눈이 호강하는 제품인 듯. 비슷한 가격의 진저에이드를 시킬걸- 하는 아쉬움. 레몬에이드는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진저에이드는 만들어 먹을 일이 없다는 단순한 논리.
바나나케이크도 쉬폰 부분이 쉬폰이 아니었던건지, 생각보다 묵직한 느낌이라 실망했다. 오히려 사이드에 부속품처럼 곁들여나온 쿠키류와 감귤 샤베트를 먹으면서 감탄. 과일 위에 뿌려인 망고 드레싱도 달달하니 향기로와서 케이크는 친구에게 넘겨주고 혼나서 과일과 샤베트를 모조리 먹어치웠다. 케이크 먹고 실망할 뻔 했으나 사이드로 인해 살아난 메뉴.


강렬한 레드와 화이트 위주의 인테리어. 이전에 어떤 예술가가 내놓은 입술 카우치를 본 적이 있는데, 비슷한 제품인지 바로 그 제품인지, 매우 보들보들하고 매력적인 입술 쇼파. 다음에 오게 되면 저 쇼파에 앉아보자며 장난쳤다. 세련보다는 감각적인 느낌, 사진촬영만 자유롭다면 금상첨화일텐데.


07년도부터 꾸준히 트렌드 스팟으로서 명성을 날리고 있는 패션5. 주변에 리차드 권이라던지, 다른 브런치 카페들이 들어서면서 상권 자체는 더욱 흥할 것 같다. 이는 다시 말해 터줏대감인 패션5도 자신이 이끈 상권의 덕을 볼 것이라는 것. 2층으로 확장도 했고 브런치 메뉴도 내 놓았겠다, 앞으로 한남동의 이 권역은 소위 뉴욕식 브런치 스트릿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측도 조심스럽게 내놓아본다. 예측이라 하기에는 조금 늦은 감도 있지만.
사진촬영금지라는 점에서 블로거들의 불평을 들을 만도 하지만, 그 정도의 프라이드를 내세우기에는 충분한 곳이기에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것 같다. 주된 고객층이 우리 같은 일반 여대생이 아닌, 여유 있는 30대 혹은 그 이상의 어머님들이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평범한 여대생에게 있어서 이 곳은 가끔 럭셔리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을 때 들리는 곳 정도? 아니면 특별한 날의 데이트에 오는 곳이라거나.
그러나 개인 카페에 비하자면 역시 기업적으로 운영되는 느낌이 강하다. 종업원들에게서 개성을 느낄 수 없게 하고 단지 한 명의 접대원이란 기억만 남게 한 것이 따로 지시가 있는 것인지, 종업원 개개인도 단지 이런 분위기 하게 있다보니 그렇게 된 것인지 의아한 느낌. 소소게 친구들과 정겹게 수다를 떨 수 있는 홍대나 이대의 아늑한 카페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처음 가보는, 많은 기대를 품고 가는 고교생 정도라면 베이커리 부근에서 예쁜 페스츄리를 이것저것 골라 집는 것 보다는 디저트 코너에서 조각케이크나 푸딩을 챙기고, 윗 층으로 올라오는 편이 나을 듯 하다. 화려한 인테리어를 보면서는 기뻐하다가, 페스츄리만 가득 집어오고서 기대에 못 미쳤다고 아쉬워하는 경우가 가끔 보인다. 윗 층에도 폰당쇼콜라 등 7가지 정도의 화려한, 디저트 메뉴가 준비되어 있으니 1층을 구경한 후 올라와 주문하는 것도 좋을 듯.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왔을 때에는 저 다양한 잼 중 하나를 골라 사가고 싶다. 잼이 아직 우리 나라에서는 딸기잼 포도잼 수준에 머물러 있는데, 차후에 SPC에서 저 잼을 강하게 밀기만 한다면..!
과연 파리바게뜨나 크라상 정도에서 잼을 민다고 해서 강하게 팔릴지는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SPC 마케팅 팀에서 고민할 부분이겠지. 유명한 푸딩의 뒤를 이을 제품은 저 잼이 아닐까, 하고 한 번 더 추측을 내놓는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과연 SPC의 플래그십 스토어구나- 싶다.



서울시 한남동 용산구 140-210, 전화번호는 02)2071-9505
오픈은 7:30 ~ 21:00
한강진역 3번 출구에서 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