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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먹고

[연남동] 바다스테이크 (Bada Steak)

"다음 포스팅은 바다스테이크다"라 말한게 거의 한 달 전인데, 이제야 포스팅을 올리네요.

크리스마스 때 간 프렌치 레스토랑도 포스팅 하려고 사진 다 찍어왔는데 계속 미뤄지는 중.. 그래도 주 1회씩은 포스팅을 올리겠다는 새해 다짐은 간신히 지키고 있어서 뿌듯합니다.




1월 10일, 점심에는 바다파스타에 가고 저녁에는 바다스테이크를 방문했습니다.
이 즈음 딱 큐플레이스에서 연남동 고메로드 행사를 하고 있어서 주저 없이 큐플레이스에서 음식 쿠폰을 샀어요

큐플레이스 고메로드 행사는 특정 지역에서 큐플레이스가 선정한 맛집들을 모아, 해당 가게들에서 자신의 주력메뉴 한 가지 또는 일정 금액의 자유이용권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행사입니다. 이전에 홍대 고메로드 행사 때 제작한 지도를 얻으며 처음 알았는데, 실제로 이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저번 포스팅에서도 말했던 것 같은데, 큐플레이스에 선정되는 맛집들도 대체로 제 취향에 맞고 할인폭도 큰 편이다보니 완전 만족하는데.. 쿠폰 구매할 때 너무너무 불편해요! 카카오페이가 있는 시대에 보안키보드에 각종 동의사항 체크가 웬 말입니까ㅜㅜ


다시 바다스테이크로 돌아와서..


제가 말술... 까진 아니어도 준 말술인데, 남친이 잘 못 마시는 편이다보니 요즘엔 저도 좀 줄었어요.

그래도 기껏 분위기 좋은 가게에 와서 사이다 마시자니 아쉬워, 맨 위에 나온 Perez Cruz Cabernet Sauvignon 하프 보틀로 주문했습니다 (가격 20,000) N.V. 인 줄 알았는데 2013년 빈티지더군요.

해산물을 시킬 예정이다보니 화이트를 주문해야 할 것 같지만, 평소 좀 묵직한 와인을 즐겨서 레드로 골랐습니다.


바다파스타처럼 메뉴판도 안내판도 예쁘면서 정확한 일러스트로 꾸며져있습니다.

옆에 있는 작은 꽃병도과 촛불도 과하지 않으면서 로맨틱한 분위기에 톡톡히 기여하네요 :)


식전빵과 피클

바다파스타에 비해 식기에 좀 더 신경을 쓴게 느껴지네요. 참고로 "바다파스타" 시리즈의 1.5 호점은 쿠킹클래스 겸 그릇 전시/판매 매장 "노스트로 바다"입니다. 인스타에서 팔로하며 쿠킹클래스와 그릇 구매 뽐뿌를 마구 받고 있어요.

세팅된 식기 중 모서리가 살짝 거뭇해진 은제 숟가락이 특히 눈에 띄어서 구석구석 뜯어보아, 목 뒷부분에서 상표를 찾아냈는데.. 구글에서 검색만 하고 적어놓질 않았네요. 왠지 노스트로 바다에서 직접 수입할 것 같은 느낌의 커틀러리. 나중에 신혼 살림 장만하면서 딱 4인 세트만 마련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아까 주문한 375ml짜리 하프 와인. 한 병 시키면 요즘엔 마지막 1~2잔을 좀 해치우듯이 먹는데, 반 병 시키니 딱 취기 오를 즈음에 멈출 수 있었습니다.

맛은 기대만큼 드라이했고 기대보다는 바디감이 가벼웠다는 정도만 기억나네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너무 묵직하면 해산물 맛을 방해할 수 있어 바디감이 좀 가벼운 레드를 구비한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이 날 익혀나온 연어 스테이크를 먹을 때는 와인을 좀 마셨지만, 날로 나온 석화를 먹을 때에는 와인에 한 번도 손을 안 댔습니다. 해산물에는 화이트를 시켜야 한다는 법칙엔 다 이유가 있는 거였네요.


서빙을 담당해주신 직원분에게 추천받은, 프레시 살사를 얹은 석화..!!!!! (15,000)

해산물은 철이 중요하다보니, 그 때 그 때 제철을 맞이한 생선이 메인으로 들어간 메뉴들은 칠판에 업데이트 하고, 고정 메뉴(조리되는 메뉴들)들만 종이 메뉴판에 있는 듯 합니다. 칠판은 보지 않고 종이 메뉴만 보고 있자, 직원 분께서 세팅 해주시며 칠판에 적힌 석화를 추천해주시더라고요!

워낙에 석화를 좋아해서 바로 오케이 했는데, 아... 정말.... 시키길 정말 잘 했어요...


방울 토마토를 잘게 다져 만든 프레쉬 살사를 석화에 얹어 나오는 메뉴로, 가운데에 보이는 레몬 슬라이스를 짜서 뿌려 먹으면 됩니다. (방울 토마토를 썼는지 확실하진 않은데, 토마토 치고는 과육이 탄력있어서 방울 토마토로 추측했습니다)


하......

사실 전 석화에 무언가 얹혀저 나오면 "선도가 덜 좋은 것을 감추기 위해 양념을 많이 넣은거야"하고 의심부터 해서, 초장을 미리 알알이 뿌려 내는 횟집에서는 석화를 주문하지 않습니다. 횟집에서 석화가 나오면 일단 생으로 맛본 후 레몬과 초장을 뿌려 먹곤 하는데요

이 메뉴는... 인정할게요....

석화에 레몬, 초장, 마늘, 고추 페어링만 알고 있던 제게, 석화와 프레쉬 살사 페어링을 가르쳐 준 메뉴였습니다.
계속 프레쉬 살사라 강조하는게, 일반 살사는 향과 맛이 보다 자극적이어서 석화의 풍미를 해칠 수 있을 것 같지만, 야채를 다져 바로 만들어 낸 프레쉬 살사는 산뜻하면서 신선한 맛이 싱싱한 석화의 맛을 배가시키기 때문입니다.

남친과 둘이 같이 신나게 석화 먹으면서 다음 번에는 여기 와서 석화만 3~4판 시켜먹어도 될 것 같다고 좋아했어요. 벌써 2월 초인데 올해 또 갈 수 있으려나ㅜㅜ



석화 파티 중에 등장한 아마트리치아나 (17,000).

12월 말 즈음에 핏제리아 꼬또에서 유일하게 해산물이 들어간 메뉴인 해산물 파스타를 먹고 낭패를 보았던 기억이 있어 해산물과 관계 없는 아마트리치아나를 시키기 조심스러웠는데, 재료 상태도 좋고 푸짐하게 들어가 만족스러운 메뉴였습니다. "다음에 다시 먹고야 말겠어!" 정도의 메뉴는 아니지만, 다음에 와서 시킬때 "얘도 괜찮았어" 하며 주문하는 정도의 느낌?

괜찮은 메뉴였는데, 석화에 완전히 밀려버려서 사진도 딱 두 장만 찍었네요. 석화는 거의 20장 정도 찍었는데.. 다른 집에서 나왔다면 주력 메뉴가 될 수도 있을 디쉬인데 이 집에서는 보조적인 역할만 하는게 안타까운..


파스타가 나온 후 거의 바로 뒤이어 나온 메인메뉴, 연어 스테이크. (정가 38,000, 큐플레이스 고메로드 행사 30% 할인 26,600)


비릿하지 않도록 마리네이드한 양면과 껍질을 바싹 구워낸 스테이크. 함께 구운 로즈마리의 향이 배어있으며, 기름진 연어 살이 느끼하다 싶으면 먹을 수 있게 마늘 플레이크도 아래에 넉넉히 깔려있습니다. 살은 전반적으로 부들부들하고, 뱃살 쪽은 기름이 좀 더 붙어있어 약간 느끼했어요. 일부분은 발라내고 나머지는 마늘과 함께 먹었습니다.

양념이 강하게 된 연어 스테이크의 맛을 중화할 수 있게 플레인 리조또가 듬뿍 곁들여져 나오는데, 이거 참 괜찮습니다. 양념은 줄이지 않아 비릿함은 그대로 잡되, 짠 맛도 잡을 수 있게 사이드 메뉴를 활용했네요. 리조또도 찐득찐득 진하게 조리되어, 단조로운데도 맛있습니다. 사이드가 균형을 잘 잡아주네요.


맛있는 메뉴였고 실제로 그릇도 리조또 몇 숟가락과 감자 몇 알 빼고는 다 비웠지만, 제가 평소 구운 생선살을 썩 좋아하지 않아 두고두고 생각나는 메뉴는 아닙니다. 그래도 역으로 생각하면 생선구이를 안 좋아하는 사람도 다 먹을 정도이니, 안심하고 시키세요. 생선이 메인인 요리를 기피해서 시켜본 적이 없는데, 그러고 보면 이 날 바다스테이크에서 제 인생 최초의 생선 메인을 먹었던 거네요!

연어 외에 다른 생선 스테이크도 있으며, 시기와 그날 재료 상황에 따라 추천 어종이 다르니 추천 받고 드세요.
저희는 이 날 다른 어종을 추천 받았는데, 큐플 쿠폰 사놓은게 있어서 연어로 먹었어요~



마무리로 석화 근접샷.. 먹다가 감탄하고 먹다가 찍고 하면서 싹쓸이했습니다. 계속 아른아른거리는 메뉴네요. 전 날것이 취향..





위에는 2016년도 1월, 바다스테이크 2회차 방문 당시 메뉴와 사진들이고
아래에는 참고삼아 15년도 11월 1회차 방문 사진들을 올릴게요.


위에서 한 번 언급한 새우 관자 리조또..!! (18,000)

셰프분께서 크림베이스의 리조또를 굉장히 지이이인하게 잘 만들어주세요. 위에 연어스테이크에 곁들여진 플레인 리조또마저, 아무것도 없는데도 맛있을 정도였으니.. 재료도 싱싱하며 소스가 잘 스며들어 조화롭고 간도 제 입에 딱 맞아서 이 메뉴도 한동안 기억에 아른아른거렸습니다.

크림파스타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특히 추천!


해산물 범벅 S 사이즈 (39,000)
해산물 범벅이라는 이름이 매우 자극적이네요. S사이즈도 딱 나왔을 때 수북하다 감탄했는데, M은 더하겠죠. 연남동 바다시리즈의 일원임을 증명하는 플레이팅이 괜시리 마음에 듭니다.

조개 4~5 종류와 통오징어, 새우 등이 들어와 있습니다. 4명 정도 왔을 때 M 사이즈 시켜 가운데에 떠억 놓으면 잔치분위기 날 것 같아요. 조개살을 잘 발라내는 친구 한 명 데려가시고요!

비쥬얼이 참 괜찮은 친구라, 인스타그램에 올리기에 딱 좋습니다.
맛은 엄청 특출나기보다는 사진으로 보이는 정도의 맛이에요. 해산물 상태 좋고 맛도 좋지만 뭔가 감탄이 나올 정도는 아닌..?
다음엔 오일로 주문해보아야겠어요.



원래 이 날은 남친 생일 기념으로 다른 곳에 가려 했는데, 저녁 시간 직전에 생각나서 전화해보니 케익 반입이 안된다 하더라고요... 피오니에 생크림케익 예약 주문까지 넣어서 픽업해왔는데..

저녁 레스토랑 예약을 취소한 후 급하게 제 맛집리스트를 뒤져 전화를 돌리는데, 다행히 두 번째로 전화한 바다스테이크에서 너무나도 흔쾌히 케익 반입이 된다며 받아주셨습니다. 이 날 저와 남친과 먹을 미니 초코생크림케익 하나, 그리고 가족들과 먹을 수 있도록 남친 들고가라며 일반생크림케익 하나 더 사서 케익을 총 두 박스 들고갔는데, 매니저님이 보시더니 식사하시는 동안 둘 다 냉장보관 해주겠다며 웃어주시더라고요. 진짜 감동...ㅠㅠ 냉장 보관은 바라지도 못했는데..ㅠㅠ

식사 다 먹고 케익 초 불 때는 다른 직원분이 상을 치우면서 식기도 새로 가져다 주셨어요. 처음에 예약한 가게에서 케이크 퇴짜 맞은 후유증으로 쭈뼛쭈뼛하느라 물어보지도 못했는데,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시다니..ㅜㅜ

1월에 방문했을 때도 그 남자 매니저님 계시길래 마음 속으로 조용히 한 번 더 감사인사를 올렸습니다. 매니저님 짱짱!





다시 1월로 돌아와서


주방 쪽. 바다파스타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니 네스프레소 기기가 두 대나 있네요.


카운터 쪽!

제가 사진을 찍는 것을 보더니 직원 분들이 슬쩍 옆으로 비껴 서주셨는데, 분주하게 다니시는 모습이 찍힌 이 사진이 더 마음에 들어 올렸어요../_/


카운터 옆을 장식한, 양파와 큼직한 케이퍼로 재우는 중인 연어.
중간에 뾰족한게 무엇인가 했더니 연어 머리네요..

들여다보고 괜히 무언가 미안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남겼으면 더 미안했겠죠.. R.I.P. 연어...


매장 전경. 메인홀에만 앉아보아서, 따로 룸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다만 건물 외부에서 보았을 때 공간이 더 있는 걸로 보아, 단체손님용 단독 룸이 하나 더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사진 속 벽면에 보이는 칠판에 그날 그날 추천 메뉴들이 올라와요. 자세히 보면 우측 3번째에 석화 15. 라 빨간 별표도 쳐져있어요!


매장 방문 전, 블로그로 사진들을 볼 때는 강렬한 핫핑크~선명한 빨간 색으로 칠해진 벽면을 보고 많이 특이하다 싶었는데
실제로 방문하니 생각만큼 벽면이 자극적이지는 않았습니다. 적당히 이국적인 느낌을 내는 정도였어요.

너무 벽면이 새빨개서 기념일에 가기엔 좀 이상하지 않을까 했는데, 방문해보니 오히려 약간 특별하다 싶을 정도의 독특함만 더해주는 정도였어요 :)


1호점 바다파스타는 편한 친구와 파스타 먹으러 가는 캐쥬얼한 분위기라면
2호점 바다스테이크는 소개팅이나 기념일, 또는 부모님과 가기에도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실제로 첫 방문때는 저희 옆자리 4인석에 노신사 3분이, 둘째 방문 때는 20대 중후반(으로 추정되는) 남매와 부모님이 와서 앉아계시더라구요. 창가 4인석이 참 좋아보이던데, 음 저랑 남친은 2명이다보니.. 아직 창가석 못 앉아봄..

보다 격조있는 분위기를 내기 위해 식기와 플레이팅에 신경을 쓰고, 직원 분들도 매너도 매우 점잖습니다. 연구실 교수님과 회식하거나 부모님께 과하지는 않으면서 젊은 감성이 묻어나는 맛집을 소개해드리고 싶으시다면 여기 추천드릴게요!
주말은 예약이 안되지만, 대인원이면 사전에 예약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추측)


생선 스테이크를 주력으로 하는 독보적인 맛집, 바다스테이크.

방문하셔서 구운 생선과 친하지 않더라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시칠리아풍 생선스테이크와, 진한 맛의 리조또 (or 파스타) 한 번 드셔보시길 바랄게요 :)






바다스테이크

주소  마포구 동교로 255-1
번호  070-7794-1224 (주중 예약 가능, 주말 예약 불가)
시간  화~금 11:30~15:00, 17:30~22:30 (브레이크 15:00~17:30, L.O 21:30)
주말 11:30~22:30 (브레이크 없음, L.O. 21:30)
휴무  매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