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로가와 온천마을 효도여행 2일차,
체크아웃과 체크인 사이의 비는 시간에 쿠로카와 마을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아소산 분화구 드라이브, 또는 지역에서 "파워스팟"으로 유명한 폭포를 방문할까 하는 생각에 맵코드를 열심히 받아적어왔지만, 10시 체크아웃과 11:30 체크인 사이에 다녀오기엔 둘 다 시간이 빠듯하더군요.
이에 어제 휘몰아치듯 구경한 쿠로가와 마을을 다시 한 번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경사진 마을이 걷기 조금 부담스러웠던 할머니와, 마을 구경에 큰 관심이 없는 엄마를 위해 협동조합 카제노야 뒷편에 있는 휴게소에 들어가봅니다. 마을 회관 역할도 하는 곳으로, 별도 안내문이 없는 한 10시부터 17시까지는 외부인에게 무료로 개방됩니다.
휴게소에서 올려다본 카제노야 안내소. 휴게소 옆에는 유카타 대여 서비스(유료)도 있어서, 숙박은 안 하고 관광 또는 자유여행 코스로 잠깐 들른 분들은 시간여유 있다면 유카타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재밌을 것 같네요.
전날에도 잠시 들렀던 슈퍼, 고토사케텐. 이름만 보고는 술집인줄 알았으나, 다양한 지역주와 일반 슈퍼에서 파은 식료품, 그리고 관광객들을 위한 기념품 등을 두루 취급하는 잡화점 입니다. 편의점 없는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편의점과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네요.
차가운 물에 담긴 지역맥주, 사이다, 라무네.
석조와 죽견 덕분인지 간단하면서도 일본 느낌이 물씬 나,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게 되더군요.
전날 사갔던 아소 특산 저지우유 (194 JPY).
밑에 쿠로카와 온천마을 이름이 적혀있던데, 지방마다 납품받는 목장(?)이 다른걸까요.
커피맛도 괜찮지만 아무래도 흰 우유가 보다 한국에서 먹던 우유와의 차이를 느끼기에 좋았습니다.
비탈길을 올라가다 눈길을 끌어 들어간 작은 기념품가게, 후쿠로쿠
보자기, 스카피, 손수건과 각종 주머니/싸개 등의 면 공예품을 위주로 하는 가게입니다.
아담한 공간에 가지런히 전시된 공예품들을 숨죽여 찬찬히 살펴보았습니다.
편지지들이 고왔는데, 망설이다가 금액이 조금 높다 생각되어 결국 사지는 않았습니다.
할머니는 마음에 드는 젓가락세트를 발견하고 숙모 선물용으로 구매하셨네요.
같은 기념품점이어도 다들 주력 포인트로 잡고 있는 제품군에 차이가 있어, 하나하나 차근차근 둘러보는 재미가 있을 듯 합니다.
비탈길을 내려가면 도라버거를 먹을 수 있는 도라도라가!
꼭 먹어볼 가게 리스트에 있었지만, 양일 모두 간식을 먹으면 식사가 애매해지는 상황이라 아쉬움을 가득 안고 지나칠 수밖에 없었네요..^_ㅜ 모찌도 크림도 도라야끼도 모두 궁금했는데..
도라도라 너머 비탈길에 보이는 자그마한 가게로 향합니다.
제 목적지 중 하나였던, 사케노야도!
화요일에 방문했을 땐 문을 굳게 닫고 있었으나, 수요일 10시즈음에 오니 영업중이었습니다.
안에 가게 전경도 찍고 싶었지만, 료칸에 있을 때 빼고는 계속 여유없이 돌아다니다보니 사진을 찍을 틈이 없었네요ㅜ
본래 유유자적하는 여행스타일을 갖고 있는데............. 아쉬워서라도 다시 갈 예정입니다.
목표했던 상품은 한 명에 5000엔 하는 요거트 리큐르!
인데 사진 찍기 전에 봉투에 넣어주셨네요..
정작 요거트 리큐르 사진은 없이, 옆의 냉장고에서 후다닥 집어와 계산한 영롱한 빛깔의 반딧불이 사이다 (맛은 메론맛)과
쿠마몬의 사람 좋아보이는 모습에 충동구매한 쿠마몬 사진만 있습니다.
한국에선 유리병 사이다를 사먹을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동네는 유리병 사이다가 오히려 더 흔하네요.
원래 캔보다 병이 탄산을 잘 보존한다 하는데 (캔맥보다 병맥이 김 덜 빠진 이유), 그 탓인지 사이다들이 다 탄산이 기포는 더 작아 부드러우면서도 세기는 오히려 더 강한 느낌이었습니다.
화요 휴무인 파티세리 로쿠도 이 날은 성업중!
마을 전체가 화요일 2시에 방문했을 때보다 수요일 10시에 방문했을 때 더 사람이 많았습니다.
단체관광객들도 두 팀정도 돌아다니고 있어, 파티세리 로쿠 방문했을 때는 슈크림 구매줄도 서있었네요.
유명하다는 슈크림을 야심차게 사왔으나,
워낙에 슈크림을 좋아해서.. 유명하다는 브랜드 새로 들어온 브랜드 일본에서 건너온 브랜드 등등 어찌어찌 잘 찾아먹었다봤더니, 기대했던 만큼의 놀라운 맛은 아니었습니다.
주문시 바로 넣어주는 카스타드 크림은 확실히 질감이 되면서 맛도 진하고 달달했지만,
빵은 평이하게 바삭한 수준..?
부드럽고 있는듯 없는 듯한 슈를 더 좋아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크림이 캐리하는 메뉴 같습니다.
평은 이렇게 하지만 정작 먹을 때는 맛있다면서 싹싹 먹었습니다. 쿠로카와 명물이니, 오시면 들러서 나눠드세요.
파티세리 로쿠의 또 다른 명물, 푸딩!
푸딩도 좋아하고 (디저트는 다 좋아해요)
슈크림의 크림이 맛있었던 만큼 푸딩도 기대했었는데,
료칸 안에서는 무언가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전혀 안 들 정도로 잘 먹었고,
료칸을 나서면 그 순간부터 혼이 쏙 빠지도록 정신없었던 덕분에 그만
다음날 공항에서 소지품 검사를 받으며 바로 압수되어버렸네요..................................................................
직원이 "여기서 먹고 들어가도 된다"고 했지만,
디저트를 그렇게 여유 하나 없이 허겁지겁 입 안에 퍼넣는게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다시 생각해도 한탄만 나오는 먹지 못한 제 푸딩.................
슈크림 대기줄에 서있을 때, 점원분이 밝게 웃으며 시식을 권했던 파티세리 로쿠의 오미야게, 신게츠 (1,000 JPY)
초코 앙꼬가 들어있는 자그마한 만쥬 8pcs가 들어있습니다.
먹었을 때 맛도 괜찮고, 손 큰 저희 이모가 터억턱 사는 모습에 저도 회사 선물용으로 한 박스 샀습니다.
신게츠의 존재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충동적으로 구매한 상품인데, 막상 뿌리고 보니 유명하진 않지만 선물용으로 참 괜찮네요! 과자에 비해 만쥬가 조금이나마 든든한 느낌도 들고, 초코앙꼬가 과하게 달지 않으면서 부드러워 반응이 좋았습니다.
테라코야 센베이 쿠로가와점.
이전에 다른 분이 일본 다녀오셨을 때 여기서 작은 센베이 여러 개를 사와 푸셨던 것을 떠올리고 들어왔습니다만
다양한 맛과 종류의 센베이 앞에서 결정장애자인 저는 뭘 사야할지 모르고 얼어버렸네요.
개인적으론 마요네즈 센베이가 살짝 퀴퀴한 맛이 나면서 중독성 있었지만, 다소 특이한 취향 같아서
회사 선물은 면세점에서 마저 사기로 하고, 여기선 집 지키고 있는 아빠에게 선물할 센베이만 몇 종류 골라갔습니다.
즉석에서 구워주는 '부드러운 센베이' 모찌야키도 궁금했는데, 간식 먹을 여유가 없어 패스.
이 날 1시간동안 짧고 바쁘게 쿠로카와 마을을 돌아다닌 주요 이유는,
전날 료칸 후지모토에서 식사 때 나왔던 가벼운 목제 찻잔받침이 마음에 들어, 저와 이모가 이를 파는 곳을 찾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번화가(?)의 끄트머리에 동떨어져있는 공예점 라이푸 來風 에서 이를 팔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이곳까지 왔습니다.
제법 넓은 매장에 꽃과 풀, 나무, 점토로 만든 각종 공예품들이 빼곡히 전시되어있습니다.
위의 캐릭터는 라이푸 자체 캐릭터인 모리조우 공예품들입니다. 각양각색에다가 다채로운 표정도 지닌 모리조우들이 옹기종기 있는 모습이 귀여웠지만, 한국에 데리고 오면 아무래도 삭막한 아파트 안과 어우러지지 못할 것 같아 아쉬움에 사진만 몇 장 찍었습니다.
라이푸에서 키우는 귀여운 회색고양이도 힐끗 보고, 목표했던 찻잔받침은 결국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을 올렸습니다.
직접 구운 자기류 제품들 중 고양이 젓가락받침을 한 세트 사가 아쉬움을 달랬네요 :)
돌아오는 길, 약간의 시간여유가 있어 걸음을 조금 늦춰 빠른 걸음의 이모를 놓지지 않을 정도로만 여유부리며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갑니다.
전날 밤 후지모토에서 튀김으로 먹었던 분홍색 꽃이 피어있어 신기한 마음에 한 장 또 찰칵.
쿠로가와 마을을 둘러보며, 이 마을은 패키지 관광코스로 적합하지 않은 동네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마을 전체가 합심하여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길가 풍경과, 요소요소 숨어있는 작은 즐길거리들, 볼거리들을 만끽해야 비로소 이 마을을 제대로 방문했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어느 여행지이건 번개불에 콩 볶아먹듯 후딱후딱 해치우는 심정으로 들르는 것과 여유부리며 관광했을 때 느끼는 깊이는 다르겠지만, 이 마을은 특히 약간의 관심만 기울여도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도록 마을에서 신경쓴 부분들이 많아, 한두시간 만에 돌아보기에는 너무 아깝네요.
다음번 방문 때는 온센메구리도, 쿠로카와 캇포도,
마을 곳곳에 비치된 아시유와 각 료칸에서 아기자기하게 꾸민 앞뜰도,
울창한 숲과 산 속에서 울려오는 새울음, 신선한 공기와 계곡소리 모두 만끽하며 여유롭게 둘러보고 싶은
매력적인 마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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